연구개발비 비중과 혁신, 결론부터 보면 어떤가요?

GDP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연구개발 집약도)은 혁신에 들어간 자원을 보여 주는 투입 지표이고, 혁신의 결과를 직접 보여 주지는 않습니다. OECD 혁신·기술정책 작업반의 사례 연구 종합 보고서는 연구개발 지출과 혁신 성과가 대체로 함께 움직이지만 그 관계가 선형은 아니며, 최적 수준에 대한 근거도 없다고 봅니다. 숫자 하나로 앞섰다거나 뒤졌다고 말하기보다 산업 구조와 산출 지표를 함께 읽는 것이 좋습니다.

연구개발 집약도는 무엇을 재는 지표인가요?

연구개발 집약도는 한 나라의 총 연구개발비(GERD)를 GDP로 나눈 비율입니다. 무엇을 연구개발로 셀지는 OECD의 프라스카티 매뉴얼이 정한 국제 기준을 따르기 때문에 나라끼리, 시기끼리 비교할 수 있습니다. 이 매뉴얼은 연구개발을 지식을 늘리거나 이미 있는 지식을 새롭게 쓰기 위한 창의적이고 체계적인 활동으로 정의합니다. 총 연구개발비는 수행 주체에 따라 네 부문의 합으로 이루어집니다.

표 1. 연구개발 집약도를 이루는 요소

요소내용읽을 때 볼 점
기업(BERD)기업이 수행한 연구개발비소수 대기업이 좌우할 수 있음
대학(HERD)고등교육 부문의 연구개발비기초 연구 역량과 연결됨
정부(GOVERD)공공 연구기관의 연구개발비정책 방향의 영향을 받음
민간 비영리(PNP)비영리 기관의 연구개발비비중은 작지만 분야별 차이가 있음
분모(GDP)한 해 경제 규모GDP가 줄면 비율이 올라갈 수 있음

비율이라는 점도 중요합니다. 연구개발비와 GDP가 함께 늘면 비율은 제자리이거나 내려갈 수 있고, 연구개발비가 그대로인데 GDP가 줄면 비율은 올라갑니다.

연구개발 집약도가 높은 나라는 왜 높을까요?

같은 보고서는 연구개발 집약도가 산업 구조를 크게 반영한다고 설명합니다. 제약, 공학, 바이오처럼 연구개발 비중이 큰 산업에 특화한 나라는 비율이 높고, 금융이나 관광처럼 전통적 연구개발이 적은 산업의 비중이 큰 나라는 낮게 나옵니다. 한국, 일본, 독일은 연구개발을 많이 하는 제조업이 강해 상위권에 있으며, 모든 나라가 OECD 평균 산업 구조를 가졌다고 가정하면 이들 나라의 비율은 더 낮아진다고 봤습니다.

기업 규모도 영향을 줍니다. 핀란드에서는 2009년 노키아 한 기업이 기업 연구개발비의 약 40%를 차지했고, 이 기업의 축소 뒤 총 연구개발 집약도는 2009년 3.73%에서 2017년 2.72%로 내려갔습니다. 소수 기업의 투자 결정이 나라 전체 지표를 움직일 수 있다는 점을 보여 주는 사례입니다. 반대로 네덜란드와 영국은 비율이 비교적 낮아도 서비스 산업의 혁신 덕분에 다른 지표로는 혁신적인 나라로 평가됩니다.

투입 지표와 산출 지표는 어떻게 함께 읽나요?

기업 혁신을 조사하는 국제 지침인 오슬로 매뉴얼은 제품 혁신과 비즈니스 프로세스 혁신을 함께 봅니다. 연구개발비는 그 앞 단계의 투입일 뿐이므로, 결과를 보려면 다른 층위의 지표를 나란히 놓아야 합니다.

표 2. 혁신지표를 읽는 세 층위

층위대표 지표알려 주는 것
투입연구개발비, 연구 인력혁신에 쏟은 자원의 크기
산출특허, 신제품·신공정 도입자원이 결과물로 바뀌었는지
성과생산성, 부가가치, 수출결과물이 경제적 가치로 이어졌는지

산출 지표에도 빈틈이 있습니다. 특허를 많이 내는 산업과 그렇지 않은 산업이 있고, 서비스 산업의 혁신은 전통적인 연구개발비나 특허로 잘 잡히지 않습니다. 여러 층위의 지표를 함께 놓아야 한 지표의 빈틈을 다른 지표가 메웁니다. 산출 지표인 특허를 셀 때의 기준은 특허 통계 해설에서 이어서 확인해 보세요.

연구개발비 목표를 세우는 나라가 많은 이유는 무엇인가요?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12월 기준 OECD 37개국 가운데 27개국이 국가 차원의 연구개발 집약도 목표를 두고 있었고, 목표치는 GDP의 1.2%에서 4%까지 다양했습니다. 혁신 성과의 대리 지표가 되고, 정책 목표로 수치화하기 쉬우며, 오랜 기간의 통계가 있어 비교와 소통이 쉽다는 점이 이유로 꼽힙니다. 다만 보고서는 이 목표를 단독으로 쓰지 말고 전략적 방향과 함께 세워야 한다고 권합니다. 같은 보고서는 2020년 12월 기준 한국을 국가 차원의 연구개발 집약도 목표를 두지 않은 나라로 분류했습니다. 목표가 없다는 것이 투자가 적다는 뜻은 아니며, 한국은 앞서 본 것처럼 비율이 높은 나라에 속합니다.

기업과 정책 담당자는 혁신지표를 어떻게 쓰면 좋을까요?

지표를 읽는 습관 몇 가지만 갖춰도 숫자 하나에 판단이 흔들리는 일이 줄어듭니다. 해외 사례를 벤치마킹하거나 투자 계획을 세울 때 다음 네 가지를 먼저 점검해 보세요.

  • 다른 나라와 비교할 때는 산업 구조가 비슷한 나라를 먼저 골라 보세요.
  • 한 해의 비율보다 여러 해의 흐름과 분모(GDP)의 변화를 함께 보세요.
  • 투입 지표 옆에 특허, 신제품 매출, 생산성 같은 산출·성과 지표를 두세요.
  • 소수 대기업의 투자가 전체 숫자를 움직이는지 확인해 보세요.

지표를 읽는 연구소의 방식은 기술경제 분석 방법에서, 대학 연구개발이 기업 혁신으로 이어지는 경로는 산학협력 해설에서 이어서 볼 수 있습니다.

한국기술경제연구소는 혁신지표를 어떻게 읽나요?

한국기술경제연구소는 혁신의 경제적·사회적 효과를 측정하고, 연구 방법과 측정 기준을 꾸준히 개선하는 일을 연구의 한 축으로 둡니다. 기술경제·혁신 측정은 연구소의 콘텐츠 주제 가운데 하나이며, 기술 동향과 경제지표를 함께 점검하는 자료는 기술경제 보고서·간행물의 기술경제 브리프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연구개발 집약도 자주 묻는 질문

연구개발 집약도가 높으면 혁신 선진국인가요?

투입이 크다는 뜻일 뿐 결과까지 보장하지는 않습니다. 특허, 신제품, 생산성 같은 산출·성과 지표를 함께 봐야 합니다.

연구개발 집약도가 떨어지면 연구개발이 줄어든 것인가요?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연구개발비가 늘어도 GDP가 더 빨리 늘면 비율은 내려갈 수 있습니다.

서비스 산업이 강한 나라는 왜 비율이 낮게 나오나요?

서비스 산업은 전통적 연구개발 투자가 제조업보다 적은 편이지만, 그것이 곧 혁신이 약하다는 뜻은 아닙니다.

연구개발비는 어떤 기준으로 집계하나요?

많은 나라가 OECD 프라스카티 매뉴얼의 정의와 부문 구분을 따라 연구개발비를 집계합니다. 그래서 국가 간 비교가 가능합니다.

출처

  1. OECD Working Party on Innovation and Technology Policy, 「R&D intensity as a policy target: main takeaways from 11 international case studies」, 2021. https://www.vttresearch.com/sites/default/files/2021-05/OECD-TIP-RD-intensity-case-studies-synthesis-report.pdf
  2. OECD, 「Frascati Manual 2015: Guidelines for Collecting and Reporting Data on Research and Experimental Development」, 2015. https://doi.org/10.1787/9789264239012-en
  3. OECD·Eurostat, 「Oslo Manual 2018: Guidelines for Collecting, Reporting and Using Data on Innovation」, 2018. https://doi.org/10.1787/9789264304604-e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