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메모리 슈퍼사이클은 왜 범용 D램 가격까지 끌어올렸을까요? 이번 메모리 슈퍼사이클은 수요가 늘어서만 생긴 호황이 아니라 HBM이 D램 웨이퍼를 많이 가져가면서 범용 D램 공급이 묶인 호황입니다. HBM(고대역폭메모리)은 D램 칩을 수직으로 쌓아 데이터 통로를 넓힌 AI 가속기용 메모리입니다. TrendForce는 2026년 말 상위 3사 D램 웨이퍼 투입량의 약 22%가 HBM에 쓰이지만 HBM이 만드는 비트(저장 용량)는 약 9%에 그친다고 추정합니다. 이 비용은 전방 기기로 넘어가고 있습니다. 가트너(Gartner)는 2026년 PC 가격이 17%, 스마트폰 가격이 13% 오른다고 전망합니다.

목차

## HBM은 웨이퍼 22%를 쓰고 비트 9%를 만듭니다

HBM과 범용 D램은 같은 웨이퍼 생산능력을 나눠 쓰기 때문에 HBM 배정이 늘수록 범용 D램 몫이 줄어듭니다.

구분(상위 3사, 연말 기준)2025년2026년2027년
HBM 웨이퍼 투입 비중약 18%약 22%약 30%
HBM 비트 공급 비중약 8%약 9%약 13%
범용 D램 웨이퍼 비중82%78%70%
웨이퍼당 비트(범용÷HBM)2.5배2.9배2.9배

자료: TrendForce 보도자료(2026.6.2). 범용 D램 웨이퍼 비중과 웨이퍼당 비트 배수는 TrendForce 수치로 연구소가 계산했습니다.

2026년 말에는 나머지 웨이퍼 78%에서 비트 91%가 나옵니다. 웨이퍼 한 장당 비트 생산량은 범용 D램이 HBM의 약 2.9배입니다. 2025년 2.5배에서 격차가 더 벌어졌습니다. 연구소는 그 원인을 HBM 세대 교체에 따른 다이(칩 한 개의 면적) 확대로 봅니다.

2027년은 더 빠듯합니다. 범용 D램 웨이퍼 비중이 78%에서 70%로 내려가면 범용 D램 웨이퍼를 2026년 수준으로 유지하는 데만 전체 웨이퍼 투입이 11.4%(78÷70) 늘어야 합니다. 공정 미세화에 따른 비트 증가는 뺀 단순 계산입니다. 수요 쪽 압력도 커집니다. TrendForce 전망으로 AI ASIC(맞춤형 AI 칩)의 HBM 탑재량은 2026년 중 96GB·192GB에서 216GB·288GB로 늘고 2027년 엔비디아 루빈 울트라는 GPU당 384GB에 이릅니다. 칩 한 개가 쓰는 HBM이 커질수록 범용 D램 생산능력 잠식도 깊어집니다.

## 웨이퍼당 매출에서 범용 D램이 HBM을 앞질렀습니다

TrendForce에 따르면 2026년 1분기부터 웨이퍼당 매출에서 서버용 DDR5 64GB RDIMM이 HBM을 앞섰고 수익성도 HBM이 더 낮아졌습니다. RDIMM은 서버에 꽂는 범용 D램 모듈입니다. 웨이퍼를 가장 많이 가져가는 HBM이 가장 많이 버는 제품은 아니게 된 셈인데요. 범용 D램 가격이 HBM보다 빠르게 오른 결과입니다. TrendForce는 4분기에도 범용 D램 계약가격이 전분기보다 10~15%, NAND 플래시는 15~20% 오른다고 내다봅니다.

TrendForce는 이 역전이 공급사에 2027년 HBM 계약가격을 몇 배로 올릴 명분과 협상력을 준다고 분석합니다. 반대로 협상이 기대에 못 미치면 'HBM 우선 배정' 공식이 흔들리고 웨이퍼를 범용 D램으로 되돌릴 유인이 생깁니다. HBM 가격 협상이 범용 D램 공급량까지 정하는 변수가 된 것입니다.

공급사 실적도 이 국면을 보여 줍니다. SK하이닉스 미국 증권신고서(SEC 424B4)를 보면 2026년 1분기 매출은 52조5,760억 원, 순이익은 40조3,460억 원으로 순이익률이 약 77%입니다. 한 분기 순이익이 2025년 연간 순이익(42조9,480억 원)의 94%에 이릅니다. 매출 대비 설비투자 비율은 오히려 2025년 28.3%(27조5,190억 원)에서 2026년 1분기 14.6%(7조6,570억 원)로 낮아졌습니다. 회사가 2026년 투자를 크게 늘리겠다고 밝혔지만 지금은 이익이 쌓이는 속도를 공급 확대가 따라가지 못하는 구조입니다.

## 메모리 원가는 PC·스마트폰 가격과 출하로 넘어갔습니다

가트너는 2026년 2월 전망에서 메모리 가격 급등으로 2026년 PC 출하량이 전년보다 10.4%, 스마트폰은 8.4% 줄어든다고 내다봤습니다. 10여 년 만에 가장 가파른 기기 출하 감소라는 평가입니다. 가트너는 2026년 말까지 D램과 SSD 가격이 합쳐 130% 오르고 평균 가격은 PC 17%, 스마트폰 13% 오른다고 추정합니다.

원가 압박은 PC에서 가장 뚜렷합니다. PC 부품원가(BOM, 기기 한 대에 들어가는 부품 비용의 합)에서 메모리 비중은 2025년 16%에서 최고 23%까지 커집니다. 이 정도면 제조사가 늘어난 원가를 흡수할 수 없습니다. 가트너는 그 결과 500달러 미만 보급형 PC 시장이 2028년까지 사라지고 AI PC 보급률 50% 달성 시점도 2028년으로 늦춰진다고 봤습니다.

비용은 가격 인상 → 사양 하향 → 교체 주기 연장 순서로 퍼지고 있습니다. TrendForce 조사로는 PC 제조사들이 원가를 낮추려고 클라이언트 SSD(일반 PC용 저장장치) 탑재 용량을 줄이면서도 2027년 공급난을 우려해 D램은 공격적으로 사들이고 있습니다. 모바일 D램은 4분기 가격 상승 폭이 둔화할 전망입니다. 가트너는 PC 사용 기간이 개인은 20%, 기업은 15% 길어진다고 봅니다.

## HBM 집중의 기회비용: SK하이닉스 D램 점유율 25%, CXMT 10%

카운터포인트리서치(Counterpoint Research) 집계로 SK하이닉스의 D램 매출 점유율은 1년 새 39%에서 25%로 14%p 내려갔고 중국 CXMT는 10%를 차지했습니다.

D램 매출 점유율2025년 2분기2026년 2분기변화
삼성전자33%38%+5%p
SK하이닉스39%25%-14%p
마이크론22%24%+2%p
상위 3사 합계94%87%-7%p
CXMT(중국)-10%-

자료: Counterpoint Research(TechPowerUp 게재)

HBM에서는 SK하이닉스가 여전히 1위입니다. 증권신고서에 실린 IDC 집계로 2026년 1분기 HBM 매출 점유율은 56.4%였지만 HBM을 포함한 D램 전체 점유율은 같은 기준 29.1%였습니다. 범용 D램 가격이 더 빠르게 오른 국면에서 HBM에 집중한 기회비용입니다. 그 몫은 범용 비중이 큰 삼성전자와 CXMT가 가져갔습니다.

한국 2사의 합산 점유율은 72%에서 63%로 9%p 줄었습니다. 상위 3사가 내준 7%p의 상당 부분은 CXMT가 채웠고 SK하이닉스도 증권신고서에서 CXMT를 'D램 시장의 주요 경쟁자'로 적었습니다. 사이클이 꺾이면 CXMT의 생산능력은 범용 D램 가격을 끌어내리는 압력으로 작용합니다.

## 증설 시간표와 수출통제가 2027년 공급을 묶습니다

SK하이닉스 증권신고서의 증설 일정으로 보면 신규 팹이 범용 D램 공급을 실제로 늘리는 시점은 2027년 하반기 이후입니다. HBM 등 차세대 D램을 만드는 청주 M15X는 2025년 10월 클린룸을 열고 2026년 1분기 웨이퍼 투입을 시작했습니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1기 생산 클린룸은 2025년 2월 착공해 2027년 1분기 완공 예정입니다. 클린룸을 다 지은 뒤에도 장비를 들이고 수율(양품 비율)을 끌어올리는 데 시간이 걸립니다. 2027년 범용 D램 웨이퍼를 지키려면 전체 투입이 11.4% 늘어야 하는데 이 몫을 신규 팹이 채우기는 어렵습니다.

HBM 출하의 상한은 후공정 시설이 정합니다. 첨단 패키징을 맡을 청주 P&T7은 2027년 말 완공 예정이고 미국 인디애나 패키징 공장은 2028년 하반기 가동이 목표입니다.

수출통제도 변수입니다. 미국 상무부 산업안보국(BIS)은 SK하이닉스 중국 공장의 검증된 최종사용자(VEU, 개별 수출 허가 없이 미국산 장비를 들여올 수 있는 지위) 지위를 2025년 12월 31일부로 취소하고 연 단위 승인 방식으로 바꿨습니다. 중국 생산기지의 장비 반입과 증설은 이제 해마다 승인을 받아야 하고 이곳을 범용 D램 공급의 완충지로 쓰기도 어려워졌습니다.

## 메모리 슈퍼사이클이 꺾일 신호는 어디서 먼저 나올까요?

가장 먼저 볼 곳은 가격 상한입니다. TrendForce는 4분기 서버 D램에서 일부 공급사의 가격 상승 폭이 장기공급계약(LTA) 가격 산정 방식 때문에 시장 평균에 못 미친다고 봤습니다. 계약 구조가 상승분을 깎는 셈입니다.

고객 집중도 약점입니다. SK하이닉스의 2026년 1분기 상위 2개 고객 매출 비중은 합쳐 27.2%(14.8%+12.4%)입니다. 소수 AI 고객이 주문을 조정하면 실적이 바로 흔들립니다. 회사는 2021년부터 2022년 상반기까지 이어진 호황 뒤 2022년 3분기부터 가격이 크게 떨어진 전례도 위험 요인으로 적었습니다.

수요와 공급 양쪽에서도 신호가 나올 수 있습니다. 가트너 전망대로 기기 출하가 줄면 소비자용 범용 D램부터 가격 동력이 약해집니다. HBM 수익성 역전을 이유로 공급사가 웨이퍼를 범용 D램으로 되돌리면 공급은 예상보다 빨리 늘어납니다.

## 전망과 시사점: 2027년은 웨이퍼 배분이 결정합니다

메모리 슈퍼사이클은 2027년까지 공급 측 요인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큽니다. HBM 웨이퍼 비중은 30%로 오르고 신규 팹의 공급 기여는 2027년 하반기 이후로 밀리기 때문입니다. 다만 사이클의 방향을 정하는 변수는 수요보다 웨이퍼 배분입니다.

  • 메모리 기업: HBM 점유율보다 웨이퍼당 수익성을 기준으로 2027년 HBM 공급가 협상과 범용 D램 배분 비율을 함께 설계해야 합니다.
  • 투자: 순이익률 77% 국면이라도 고객 집중, LTA 가격 상한, 2022년 급락 전례는 할인 요인입니다.
  • 세트 업체(PC·스마트폰 제조사): PC 메모리 원가 비중이 최고 23%까지 커지는 만큼 장기 조달 계약과 사양 재설계, 조달처 다변화가 필요합니다.
  • 정책: 용인 1기(2027년 1분기 클린룸 완공 예정)의 전력·용수 공급 일정을 지키는 일이 우선입니다. 연 단위 VEU 승인 체계와 CXMT의 범용 D램 확장에 대응할 공급망 전략도 함께 마련해야 합니다.

앞으로 지켜볼 지표는 다섯 가지입니다.

  1. 분기별 범용 D램 계약가격(4분기 전망 10~15%)
  2. HBM 웨이퍼 비중이 22%에서 30%로 가는 경로
  3. HBM과 DDR5 64GB RDIMM의 웨이퍼당 수익성 역전이 이어지는지
  4. CXMT의 D램 점유율이 10%를 넘어 계속 오르는지
  5. PC·스마트폰 출하가 가트너 전망(-10.4%·-8.4%)보다 나빠지는지
## 자주 묻는 질문
HBM 웨이퍼 비중이 22%인데 왜 공급 부족이 이렇게 큰가요?웨이퍼 22%를 쓰고도 비트는 9%만 만들기 때문입니다. 웨이퍼당 비트 생산량은 범용 D램이 HBM의 약 2.9배여서 HBM으로 옮긴 웨이퍼만큼 범용 D램 비트가 크게 줄어듭니다.
HBM 수익성이 낮아졌는데 왜 HBM 생산을 계속 늘리나요?AI 칩 한 개에 들어가는 HBM 용량이 계속 늘고 있고 수익성 역전은 2027년 HBM 가격 인상의 협상 명분이 됩니다. 협상 결과에 따라 웨이퍼 배분이 범용 D램 쪽으로 조정될 수 있습니다.
공급 부족은 언제 풀리나요?용인 1기 클린룸이 2027년 1분기에 완공돼도 장비 반입과 수율 확보에 시간이 걸려 실제 공급 기여는 2027년 하반기 이후입니다. 그 전에는 수요 둔화와 웨이퍼 재배분이 가격을 움직이는 변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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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1. TrendForce 보도자료(2026.6.2): HBM의 D램 웨이퍼·비트 비중과 2027년 HBM 가격 전망. https://www.trendforce.com/presscenter/news/20260602-13074.html
  2. SK하이닉스 미국 SEC 증권신고서(Form 424B4, 2026): 실적·설비투자·증설 일정·위험 요인. https://www.sec.gov/Archives/edgar/data/0002120882/000119312526299963/d32785d424b4.htm
  3. Gartner 보도자료(2026.2.26): Gartner Says Surging Memory Costs Will Reduce Global PC and Smartphone Shipments in 2026. https://www.gartner.com/en/newsroom/press-releases/2026-02-26-gartner-says-surging-memory-costs-will-reduce-global-pc-and-smartphone-shipments-in-2026
  4. TechPowerUp(Counterpoint Research 인용): CXMT Captures 10% of the Global DRAM Market Revenue Share. https://www.techpowerup.com/352285/cxmt-captures-10-of-the-global-dram-market-revenue-share
  5. TrendForce 보도자료(2026.9.30): 2026년 4분기 범용 D램·NAND 플래시 계약가격 전망. https://www.trendforce.com/presscenter/news/20260930-13258.html